커피 원두를 사오는 기업이라면 이제 생산지의 날씨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는 가뭄과 서리, 과도한 강우를 커피·코코아 가격 급등의 주요 계기로 지목했습니다. 특히 브라질과 베트남이 세계 커피 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만큼, 한 지역의 수확 차질이 세계 시장의 가격 변동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생산지의 기상 충격이 기업의 조달 비용과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기후재난의 피해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네팔은 대홍수 이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 보상을 요구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직 배상소송을 제기한 단계는 아니지만, 재난 복구 비용을 기후변화의 책임과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처럼 기후위험이 현실의 비용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유엔환경계획(UNEP)은 9월 2일 발표한 「Limiting Overshoot」 보고서에서 장기적인 온난화 경로에서도 1.5℃ 초과를 피하기 어려워졌다고 봤습니다. 오랫동안 지켜야 할 목표로 이야기해 온 1.5℃. 이 온도는 왜 중요하며, 넘어서더라도 기업의 감축 활동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왜 1.5℃를 목표로 삼았을까요?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담았습니다. 기온 상승을 더 낮게 억제할수록 기후변화의 위험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인식이 바탕에 있습니다.
이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통해 1.5℃와 2℃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구체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어 산호초는 1.5℃ 온난화에서도 70~90%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2℃에서는 감소 폭이 99%를 넘을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불과 0.5℃의 차이가 생태계와 이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계에 큰 차이를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1.5℃는 그 아래에서는 피해가 없다는 의미의 안전선이 아닙니다. 이미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고, 더 큰 온난화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위험을 낮추기 위한 목표입니다.
이미 넘었다는 뉴스와 앞으로 넘는다는 전망은 다릅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과 비교한 전 지구 연평균기온은 2024년에 약 1.55℃, 2025년에 약 1.44℃ 높았습니다. 2024년에는 엘니뇨가 기온을 추가로 끌어올렸고, 2025년에는 라니냐가 일시적으로 기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장기적인 온난화가 진행되는 중에도 자연 변동에 따라 연도별 기온은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파리협정의 온도 목표는 한 해가 아닌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인 온난화 수준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번 UNEP 보고서가 경고한 것은 그 장기 경로에서도 1.5℃ 초과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보고서가 제시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기온 상승폭의 정점은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높이 올라가고, 그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입니다. 초과 폭이 크고 기간이 길수록 극한기상과 생태계 피해가 심해지고, 되돌리기 어려운 임계점을 넘을 위험도 커집니다. 미래에 기온을 다시 낮추더라도 그 사이에 발생한 생태계 손실이나 해수면 상승의 영향까지 모두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목표를 넘어서도 기업의 감축이 중요한 이유
1.5℃를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온실가스 감축의 의미를 줄이지는 않습니다. 온난화의 정도는 대기에 누적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배출을 줄일수록 앞으로 추가되는 온난화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IPCC도 탄소중립에 도달하기까지의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이번 10년의 감축 수준이 온난화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를 크게 좌우한다고 설명합니다.
기업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며, 공급망에서 실질적인 배출 감축을 추진하는 활동은 이러한 누적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먼 미래의 목표연도뿐 아니라 그때까지 매년 얼마나 배출하는지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같은 감축 목표라도 실행을 늦추면 그동안의 배출은 계속 쌓입니다.
기업 한 곳의 노력만으로 지구의 온도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감축이 모이면 온난화의 정점을 낮추고 추가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1.5℃를 넘더라도 0.1℃의 추가 상승을 막는 일에는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줄여야 할 배출과 대비해야 할 피해를 함께 봐야 합니다
동시에 도입부의 커피 사례는 감축만으로 당장의 경영 위험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이미 발생하는 기후변화에는 별도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기업에 기후적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원두 공급업체가 여러 곳이어도 생산지가 한 지역에 집중돼 있다면 같은 기상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거래처 수와 함께 생산지의 분포와 대체 조달 가능성을 살피고, 사업장과 물류 거점의 폭우·폭염 대응 능력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축이 앞으로의 온난화와 피해 확대를 줄이는 일이라면, 적응은 현재와 미래의 기후위험 속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입니다.
커피 공급망의 가격 변동과 네팔의 복구 비용 논의는 기후변화의 피해가 이미 현실의 의사결정에 들어와 있음을 보여줍니다. 1.5℃ 초과 전망 앞에서 기업이 할 일도 분명해집니다. 매년의 배출을 줄여 추가 온난화를 제한하는 동시에, 이미 나타나는 위험에 대비해 공급망과 사업장의 대응 능력을 제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