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기후목표
지난 2월 6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40년까지 EU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40 기후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2021년 통과된 유럽기후법에 따라 수립된 목표인데요. 유럽기후법은 ‘2050년까지 100% 탄소중립’이라는 EU의 목표를 법으로 강제한 것으로, 이번 목표는 2050년을 향해 가는 중간목표에 해당합니다. 공격적인 목표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목표는 농부들의 트랙터 시위에 굴복해 농업부문 탈탄소화 목표를 제외하는 등 완전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F-가스 감축
유럽은 그동안 후순위로 밀려있던 불소화가스(F-gas) 및 ODS 등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새로운 법안도 채택했습니다. 불소화가스와 ODS는 냉동, 공조, 히트펌프 등 산업응용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데,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 이상 더 큰 온실가스입니다. 유럽은 이 법안을 통해 불소화가스 배출량의 90%가량을 차지하는 HFC 소비를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실화된다면 프랑스와 벨기에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수준인 약 5억 tCO2e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탄소시장 지원 TF
유럽은 EU 외의 다른 나라들도 탄소배출권 시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각국의 탄소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촉진하기 위한 TF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미국, EU, 영국 등 30여 개 국이며,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가치는 1260조원 수준에 이를 만큼 큽니다. 한편 유럽이 각국 탄소시장을 연결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이 소식은 내후년 CBAM 인증서 구입 의무화 시행 시 우리나라의 탄소배출권도 유리한 방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로 읽히고 있기도 합니다.
CSRD 산업별공시 2년 유예
지난해 10월, EU 집행위원회는 산업별 ESG 공시 도입 시기를 2년 간 유예할 것을 발의했었는데요. 최근 그 내용이 유럽의회 법사위를 통과했습니다. 더불어 비EU 대기업의 ESRS 기반 공시 시기도 함께 2년 연기되었는데요. 이에 따라 환경영향이 큰 광업, 석유, 자동차 등 8개 산업군 기업들의 산업별 공시 및 비EU기업들의 ESRS 기반 공시는 2026년 6월까지 미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망실사법(CSDDD) 무산 위기
EU가 기업의 ESG 의무를 강제하기 위해 마련한 공급망실사법의 최종 승인 표결이 2월에만 두 번 연기되며 무산 위기를 맞았습니다. 9일 독일이 내부진통을 이유로 기권하여 14일로 한 차례 연기되었으나, 14일에 또 한 번 무산되었고 이번에는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유럽의회 선거 전 마지막 본회의인 4월 전까지 표결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공급망실사법은 원점 재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