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온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전국 평균기온을 자랑했던 올 해 여름을 돌아보면, 앞으로 얼마나 더 더운 여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해집니다. 더욱이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고, 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2024년의 기후변화 대응 현황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
1. 아티클: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새로운 전환 / 혼란 속 멈춰버린 기후 에너지 정책,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 2. 뉴스클리핑: 미국, 2035 NDC 발표 / 산업부, EU 집행위에 CBAM 의견 전달 외 3. 당장 써먹는 조각지식: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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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환경부가 발표한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은 상향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반영하며, 배출권 시장의 안정성과 감축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기본계획(안)은 배출허용총량의 재정의와 유상할당 비율 확대, 시장 유동성 강화를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만으로 배출권의 과잉 공급과 낮은 가격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의 주요 내용과 변화된 정책 방향을 정리하고, 이를 둘러싼 논의와 개선 과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배출권거래제, 그 의의와 역할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시장을 통해 관리하며, 기업의 감축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감축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도입된 제도입니다. 지금까지의 배출권거래제는 2023년 4월에 이루어진 2030 NDC 상향 및 연도별 감축목표 설정 내용을 반영하여 배출허용총량을 수정하고, 거듭된 계획기간에 따라 유상할당 비율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식으로 국가의 주요 온실가스 감축 전략으로 자리매김해 왔는데요. 그러나 누적된 배출권 공급과잉으로 인한 배출권 가격 하락과 이로 인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유인 축소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4차 기본계획에서는 특히 국제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국내외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맞추어, 한국 기업의 탄소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탄소시장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국제 사회에서의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차 계획기간: 새로운 방향 배출허용총량의 재정의는 이번 제4차 기본계획(안)의 핵심적인 변화 중 하나로, 배출권 거래제의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설정되었습니다. 기존에는 배출허용총량에 포함되지 않았던 시장안정화조치 예비분이 이번 계획기간(2026~2030년)부터 새롭게 배출허용총량에 포함됩니다. 이는 배출권 과잉 공급 문제를 완화하고, 배출권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배출권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특히 3차 계획기간의 시장안정화조치 예비분이 전체 배출허용총량의 0.4%에 불과했던 점을 들어, 이러한 규모로는 누적된 과잉 물량을 해소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입니다. 이에 따라 배출권 공급을 보다 정밀하게 관리하고, 기업의 실질적인 감축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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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기획재정부∙환경부,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 2024.11.27) |
혼란 속 멈춰버린 기후 에너지 정책,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 |
2025년을 평안한 마음으로 맞이하기가 힘들어진 연말입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되었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기후 에너지 정책 또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소추안 가결로 잃어버린 국정 운영의 동력이 기후 에너지 정책에 어떤 파장을 불러왔는지 살펴 보고자 합니다. |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국회 보고만을 앞두고 있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이 폐기될 위험에 놓였습니다. 2024년부터 오는 2038년까지의 중장기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수급방향과 전원계획 등을 담은 제11차 전기본은 지난 5월 실무안 공개와 9월 공청회 개최 이후 국회 보고만을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전기본 확정은 결국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에는 2038년까지 최대 3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고, 2035년부터 소형모듈형원전(SMR)을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이달 국회 보고 절차를 거친 후 곧바로 새 원전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었는데요. 원전에 대한 여당과 야당의 입장 차이로 인해 이후에 어느 당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제11차 전기본의 운명이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내년 2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역시 혼란 속에서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NDC는 부처간 협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단일안을 결정하고,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 확정되는데요. 국무위원들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든 현 상황에서 NDC 수립을 위한 절차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환경부는 실무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탄핵 정국이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파리협약의 ‘진전 원칙’에 따라 이번에 수립하게 될 NDC는 직전에 수립한 NDC보다 강화된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데요. 즉,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는 2030년 NDC보다 강화된 수준의 2035년 NDC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보적이면서도 실현가능성 있는 2035년 NDC가 수립되길 기대해봅니다. |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 기후대응댐 2026년부터 30년까지 시행하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또한 제11차 전기본과 마찬가지로 연내 심의와 의결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요. 유상할당(할당된 배출권을 정부가 정한 일정한 경매 방식을 통해 일부 또는 전부를 판매하는 방식) 상향 비중을 놓고 각 부처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차질 없이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기후대응댐’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계된 환경부 주도의 사업입니다. 수입천댐, 지천댐, 안양천댐 등 전국에 13개의 댐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아직 본격적인 예산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기후대응댐 사업 또한 향후 정국에 따라 존폐 여부가 나뉘게 되었습니다. |
이외에도 일회용컵 보증금제, 2031~2049 온실가스 감축 경로 수립 등 많은 기후에너지 정책이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모두가 합심해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리더십의 부재가 얼마나 큰 차질을 빚어내는지를 느끼게 합니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가 협력해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인 만큼, 기후 에너지 정책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잃어버릴 위험 또한 존재하는데요. 조속히 국정이 안정을 되찾고 이번 위기를 지렛대 삼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처 능력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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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256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기업 중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의 15개 항목을 모두 공시한 기업은 SK네트웍스와 SK가스 2곳(1%)에 그쳤습니다.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과 복잡한 공급망 등의 이유로 다운스트림 항목 공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공시 제외 사유를 설명하지 않아 투명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코프 3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선택적 공시에 머물러 비교 가능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1~66% 감축하고, 메탄 배출량을 35%로 줄이겠다는 새로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에 소극적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후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트럼프 당선 후 파리협정 탈퇴 가능성과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산업부, EU 집행위에 탄소국경조정제도 정부∙업계 추려 전달
산업통상자원부는 EU 기후·넷제로·청정성장 집행위원에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CBAM은 EU로 수입되는 탄소 집약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한국 정부는 이를 국제통상 규범에 따라 공정하게 적용하고, 기업의 민감정보를 보호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EU의 탄소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유사 입장국들과의 공동 대응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영국 정부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ESG 공시기준 도입 적정성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기술자문위원회(TAC)가 ISSB 기준을 대부분 수용하라는 권고안을 결의했습니다. TAC는 지난 8개월간의 심의를 바탕으로 영국 지속가능보고표준(UK SRS)에서 일부 변경 사항을 제외하고 ISSB 공시 기준을 주로 수용할 것을 권고했으며, ESG 공시와 재무제표를 동시에 공시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일부 유예 조항의 삭제 및 연장을 권고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해당 권고안을 검토 후 2026년 이후 시행을 목표로 관련 법 도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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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
1997년 교토의정서에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이 6대 온실가스로 규정된 것에 이어, 2013년 교토의정서 제2차 공약기간부터는 삼불화질소(NF3)를 포함하여 7대 온실가스가 지정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가스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종류의 온실가스에 의한 온실효과를 나타낼 때,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환산하고 있는데요. 이를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 CO2 equivalent)’이라 합니다.
이산화탄소 환산량을 구하려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필요합니다. 지구온난화지수란 특정 온실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얼마나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지를 수치화한 계수입니다. 예를 들어, 메탄(CH4)의 지구온난화지수는 IPCC 제2차 평가보고서(AR2) 기준 21로, 이는 메탄 1톤이 이산화탄소 1톤에 비해 21배 더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는 의미이며, 대기 중 메탄 1톤에 대한 이산화탄소 환산량은 21톤CO2eq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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