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SDDD 최종안 - '기업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이 유럽연합 이사회 표결을 통과했습니다. CSDDD 최종안의 내용과 환경 관련 의무사항을 살펴봅니다.

• 청정수소인증제 - 청정수소 인증제도가 2024년 3월 제정 및 시행되었습니다. 청정수소의 의미와 글로벌 동향을 소개합니다.

• 기후리스크 - 기후리스크 분석, 많이 요구받으셨지요? 기후리스크가 무엇인지 그 종류와 의미를 알아봅니다.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이사회가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이하 ‘CSDDD’)의 수정안을 승인했습니다. CSDDD는 지난 한 달 동안 이사회 투표에서만 세 번의 부결을 겪으며 진통을 겪었었는데요, 우려를 극복하고 결국 이사회 투표 절차를 통과한겁니다.

CSDDD가 이사회 표결을 통과할 수 있었던 건 그 내용에 큰 폭의 수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초안과 비교하며 최종안의 주요 변화내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적용대상 기업

최종안에서는 초안과 비교하여 대상기업의 범위를 크게 축소했습니다. 초안에 비해 최종안에서 직원 수 기준은 2배, 매출액 기준은 3배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위험 산업군’에 관한 내용도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고위험 산업군이란 인권 및 환경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초안에서는 고위험 산업에서 매출이 2천만 유로 이상을 낸다면 직원 수나 전세계 매출액이 훨씬 적어도 CSDDD의 적용 대상이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이러한 조건이 삭제되었습니다.

✔️ 적용 시점

적용 시점 또한 최종안에서 크게 수정되었습니다. 초안에서는 모든 대상기업이 지침의 발효 4년 후부터 CSDDD를 적용받도록 되어있었으나, 최종안을 통해서는 이 시점을 기업의 규모에 따라 세분화한 건데요. 기업 규모가 클수록 더 빨리 적용받도록 설정했습니다.

• 발효 3년 후: 직원 수 5000명, 순 매출액 15억 유로 이상

• 발효 4년 후: 직원 수 3000명, 순 매출액 9억 유로 이상

• 발효 5년 후: 직원 수 1000명, 순 매출액 4.5억 유로 이상

✔️ 의무 사항

(1) 지침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의무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실사’에 관련된 의무입니다.

대상 기업은 공급망 내 실재/잠재하는 부정적 영향을 실사하고, 그 영향의 정도 및 우선순위를 평가하며, 이를 예방 또는 제거해야 하는 등의 의무를 부여받습니다.

‘부정적 영향’의 기준은 지침의 부속서(Annex)로 열거되어 있는데요. 그 중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라고 하면, 부속서 Part 1의 18호, 19호와 부속서 Part2 내용을 위반하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자사 및 공급망에서 부속서 Part 1의 18,19호와 부속서 Part2의 내용을 위반하고 있거나 향후 위반할 위험이 있는지 실사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부속서에서 위반을 금지하고 있는 환경 관련 항목들은 무척 광범위합니다. 다양한 국제 협약들을 참조하고 있기도 하죠. 예를 들어, 유해한 토양 변화, 수질 또는 대기 오염, 유해한 배출, 과도한 물 소비, 토지 황폐화, 삼림 벌채와 같은 천연 자원에 대한 기타 영향과 같은 측정 가능한 환경 악화를 유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2) 실사 관련 의무 외에도 CSDDD의 대상기업에게는 한 가지의 의무사항이 더 있는데요, 바로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후 전환계획’을 수립하고 채택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CSDDD의 적용을 받는 모든 대상 기업은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전환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 전환 계획은 파리협정에 따른 1.5’C 제한 목표와 유럽의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아래와 같은 항목들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과학기반의 2030년 기후목표 및 2050년까지 5년 단위의 기후목표

• Scope 1,2와 Scope 3의 주요 카테고리 절대량 감축목표

• 목표 달성을 위한 감축 방안 및 계획

• 전환계획의 실행을 위한 자금의 설명

• 전환계획을 위한 행정적, 경영적 지원에 대한 설명

대상기업은 이 기후전환 계획을 매년 업데이트하고, 진행 경과를 공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CSRD에 따라 전환계획을 보고하는 기업이라면 이 의무를 이미 준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24년 3월, 청정수소 인증제도 시행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6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방안을 확정한 바 있는데요. 이번 2024년 3월, 청정수소 인증제도 운영과 관련하여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서 위임한 사항 등을 정한 ‘청정수소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이하 “청정수소고시”)를 제정 및 시행했습니다.

청정수소 인증제도의 도입 취지는 국내 청정수소 도입 활성화 및 연료원 전환을 통해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자 함입니다.

수소의 분류 및 청정수소란 무엇일까요?

수소는 분자 내에 탄소(C)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는 이유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기존 연소설비에 투입되는 화석연료를 수소로 전환하여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소의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아래 표와 같이 생산방식에 따라 수소를 분류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수소생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소는 그레이수소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궁극적 목표인 전과정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생산 및 활용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거나 없는 수소를 생산하고 활용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자 청정수소 인증제를 도입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발표하고 있는 청정수소 인증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수소 1kg을 생산하는데 발생하는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이 4kg 이하인 경우

국내 전문가들은 90% 이상의 CO2를 포집한 블루수소와 그린수소가 국내 청정수소로 인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수소 인증제 현황

우리나라의 청정수소인증제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유사한 인증제도가 시행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습니다. 주요 인증제도 시행(예정)국은 미국, EU, 일본, 영국, 캐나다, 인도, 일본, 호주 등이 있으며 청정수소 인증기준은 2~4 kg CO2-eq/kg H2 내외입니다. 

청정수소 인증을 위해서는 수소원료 생산 ~ 수소의 활용까지 전과정평가방법(LCA, Life Cycle Assessment) 등을 활용하며, 수소 공정 전과정의 탄소배출량을 계량화하는 방법은 국가마다 상이합니다. 우리나라는 원료생산~수소생산까지의 과정(Well-to-Gate)의 배출량을 계량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국내 에너지 수입구조를 고려하여 천연가스를 해외에서 들여올 때 선박운송 과정에서의 배출량은 당분간 제외될 예정입니다. 반면 EU에서는 수소생산공정 이후의 수송용이나 발전용 등 수소가 활용되는 단계(Well-to-Wheel)까지 넓은 범위의 배출량을 집계하고 있습니다.

탄소인증제도의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

국내 청정수소인증제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슈들이 존재합니다.

수소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수소는 그린수소가 유일한 반면, 청정수소인증제가 그린수소 생산 경쟁력 강화를 유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으며 국내 에너지원의 수입구조 상,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조달하기 위한 선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한시적으로 제외한다는 부분에서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앞으로,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CPS)와 청정수소 인증제도와의 효율적 연계를 기대해보며 이상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